처음엔 물에 뜨는 것도 신기하고,
숨 쉬면서 수영하는 것도 마치 내가 인어가 된 듯한 착각을 줄 만큼 짜릿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 두 달이 지나면… 갑자기 이런 생각이 스쳐갑니다.
“이거, 왜 하고 있더라?”
“똑같은 동작 반복하는 게 이렇게 지루한 운동이었나?”
맞습니다. 수영은 일정 수준이 지나면 ‘슬럼프’라는 녀석이 슬그머니 찾아오는 운동입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수영을 포기할지, 다시 즐겁게 이어갈지는 전적으로 나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영이 지겨워질 때, 다시 즐거움을 회복하는 방법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오늘은 그 해답을 함께 찾아봅니다.
재미를 되찾는 다섯 가지 방법
1. 새로운 영법에 도전해보세요
계속 자유형만 하다 보면, 물속에서도 머릿속에서도 정체기가 옵니다.
이럴 땐 과감하게 접영, 평영, 배영 같은 새로운 영법을 배우는 것이 지루함을 깨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접영은 어려워 보이고, 평영은 느려서 싫다고들 하지만
새로운 근육을 쓰고, 새로운 리듬을 익히다 보면
처음 수영을 배우던 시절의 설렘이 다시 올라옵니다.
2. 시간과 루틴을 바꿔보세요
항상 같은 요일, 같은 시간, 같은 순서로 수영을 하면
몸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지칩니다.
아침형 인간이었던 사람도, 가끔은 밤에 수영을 해보는 게 색다른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혹은 스트레칭을 먼저 하던 걸 수영 후로 바꿔보거나,
자유수영 순서를 평소와 달리 짜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루틴을 ‘깨는 것’은 단순하지만, 그 효과는 생각보다 큽니다.
3. 수중 기구를 이용해보세요
킥판, 풀부이, 핀 등 다양한 수영 도구들은 단순히 보조용이 아닙니다.
동작을 세분화하고, 집중력을 높이며, 운동 강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훌륭한 변화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킥판만 들고 다리 훈련을 해보면,
평소 잘 쓰지 않던 근육이 얼마나 무거운지 느끼게 되고,
풀부이를 끼고 팔만 써보면 상체 컨트롤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게 됩니다.
이런 깨달음은 수영을 다시 흥미롭게 만드는 자극이 됩니다.
4. 수영 일지를 써보세요
눈에 보이는 ‘기록’이 주는 동기부여는 생각보다 강합니다.
몇 바퀴 돌았는지, 오늘 어떤 느낌이었는지,
어느 동작에서 힘들었는지 간단히 메모만 해도 좋습니다.
기록은 반복을 견디게 하고, 성장의 흔적을 남깁니다.
몇 달 후에 다시 그 기록을 보면,
“아, 나 많이 늘었구나”라는 기분 좋은 자각이 생기고,
지겨움은 어느새 자부심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5. 잠깐 쉬어도 괜찮습니다
무리해서 수영장을 억지로 나가는 날,
몸보다 마음이 더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땐 과감하게 하루, 혹은 이틀 쉬는 것도 수영을 오래 하는 방법입니다.
‘꾸준함’과 ‘억지’는 전혀 다릅니다.
하루 쉬고 다시 수영장을 찾았을 때,
그 익숙한 물의 온도와 소리가 다시 반갑게 느껴진다면
그건 분명히 쉬는 동안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지겨움은 끝이 아니라 전환점입니다
어떤 운동이든, ‘슬럼프’는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수영이 재미없다고 느껴지는 건, 익숙해졌기 때문이고
그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아나가는 건 충분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냥 무작정 반복한다고 실력이 느는 건 아닙니다.
지겨움을 인정하고, 그 틈에 새로운 자극을 넣는 것,
그게 진짜 수영을 오래 즐기는 방법입니다.
지겨운 감정이 들었다는 건 오히려 수영에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잠시 대화해보세요.
수영은 그 어떤 스포츠보다, 나 자신을 가장 잘 만나게 해주는 운동이니까요.